닥터 브레인 이후 애플티비에서 투자한 초대형 한국 콘텐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파친코는 미국 작품. 출연진에 한국 사람이 많고 한국 이야기일 뿐
파친코, 의외로 엄천 재미나고 감동적 입니다
일본으로 가는 배 안에서의 공연 장면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꼭 보시길
애플티비가 만든 파친코
윤여정이 파친코 촬영을 마치고 귀국해 자가격리를 하다가, 아카데미 시상식 때문에 다시 미국으로 가서 자가격리 중 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파친코가 뭔가 검색을 좀 해봤다.
애플 TV+ 에서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투자해서 8부작으로 만들고 있는 오리지널 시리즈
전세계에서 호평인데 일본에서만 반응이 별로라고 - 내용상 당연한 결과
2020년 10월 25일, 제작을 공식화하며 이민호가 제일 먼저 캐스팅, 윤여정은 이미 작년 11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정웅인도 캐스팅 되었다고 한다. 정은채도 출연한다기에 누군가 했더니 더킹에서 이민호와 같이 출연했었고 대한제국 총리 역으로 나왔던 배우.
Apple에서 모든 한국 배우에게 오디션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미 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이민호 조차도 13년만에 오디션을 봐야했다고 한다. 심지어 윤여정에게도 오디션을 요구했는데, 윤여정은 경력이 50년이 넘는 자신이 오디션을 봐야한다는 것이 자존심이 상해서 오디션을 거절하고도 선자 역을 꼭 하고 싶어서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캐스팅 담당자에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결국, 윤여정은 오디션 대신 간단한 대본 리딩을 통해 캐스팅 됐고, 이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자가 되어 Apple 입장에서도 대단한 캐스팅을 한 것이 됐다.
김민하는 누구야?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신예라는 정보 이외에 아무리 검색해도 안 나온다.
그런데 뭔 내용이길래 윤여정이 캐스팅 된 것일까? 검색을 좀 해봤더니 엄청난 소설이었다.
국난극복이 특기인 한국인 이야기
역사가 우리를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90년 세월, 5대에 걸친 이야기. 한국인 취미가 국난극복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취미는 좀 그렇고, 특기는 맞는 것 같다.
한국계 일본인, 북한계 일본인, 일본에 귀화한 한국인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2017년에 출간되어 미국에서 완전 유명해진 소설. 오바마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며 본인 페이스북에 올려서 더 유명해졌다. 이미 뉴욕 타임즈가 올해의 책으로 2017년에 꼽았고, 그해 책을 뽑는 거의 모든 리스트에 다 포함된 소설.
미국에서도 사람들이 책을 안사긴 하나 보다.
On the flip side, about 98 percent of the books that publishers released in 2020 sold fewer than 5,000 copies
출간과 동시에 미국에서 워낙 유명해져서, 국내해도 다음해에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2018년에 국내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2018년에 난 뭐하고 있었길래 이 소설을 들어보지도 못했나?
나도 책을 사서 함 읽어봐야겠다. 아쉽게도 리디북스에서는 읽을 수가 없네. 아마존 킨들로 사야하나. 도서관에 가서 읽어야 하나.
그런데, 20대부터 집필, 거의 30년만에 출간 했다던데 작가가 누구야?
The 10 Best Books of 2017
여러분을 모두 한국인으로 만들겠다는 무서운 언니
이민진 작가가 Apple TV+의 제작을 허락한 배경은, Apple에서 유일하게 주인공을 아시아계 배우로 하는것을 수락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소설을 드라마화 하겠다는 제안은 많았지만 모두들 백인 배우로 기용하려고 했기 때문에 거절했는데 Apple TV만이 유일하게 수용했다고.
내 글을 읽는 동안은 독자를 한국인으로 만들기 위해서 글을 쓴다는 이민진.
7살때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계 미국인. 이력을 보면 놀라운 능력자. 전업 작가로 전향한 후 24년간 책은 단 2권.
이민진 작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아래 영상을 보는게 빠르다.
미국 명문대생 수천 명이 모인 강연장에서 한국 이야기를 시작하자 모든 학생들이 눈물 흘리며 기립박수 친 이유 - https://www.youtube.com/watch?v=HgJ0TaJJAIk
이런 분들이 미국에서 이런 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몰랐는데, 윤여정님 덕분에 알게 되었다. 저 유튜브 계정에서는 이민진님 이야기를 다룬 여러 영상을 올렸나 본데, 이런 채널이 있었는지도 몰랐다.
아래 영상들도 보면 무척 재미나긴 한데, 너무 많으면 패스 해도 그만. 하나만 골라서 본다면 세번째 영상, 강연 후 학생들과 질문과 답변 하는 내용이 가장 재밌다.
세계 최고 공과대 MIT에 나타난 한국인이 청중을 향해 모두를 한국인으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하자 일어난 놀라운 일 - https://www.youtube.com/watch?v=lPufEkxpEow
한국인이 입을 열때마다 미국 엘리트들이 배꼽잡고 뒤집어진 이유?!! 절대적으로 제 목적은 여러분을 한국인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XJlnlE9uB4c
세상에서 제일 까다로운 사람은 한국인, 전세계에서 가장 만족시키기 어려운 한국인을 만족시키면 세상을 얻은 것 같다는 말에 한국인들의 마음이 울컥해지는 이유 - https://www.youtube.com/watch?v=i7dgtOdNoBI
위의 3개 영상의 원본 영상도 함 찾아봤다. MIT에서 올린 원본이라 자막은 없다.
MIT Center for International Studies - Starr Forum: Pachinko - https://www.youtube.com/watch?v=5HAXGbrTwOs
위 영상에 등장했던 MIT에 강연 들으러 와 질문했던 학생이, 하버드에도 와서 다시 또 질문을 하는데, 이번에는 작가를 울린다. (1:24:55)
Are Koreans Human? | Min Jin Lee || Radcliffe Institute - https://www.youtube.com/watch?v=OKva7dVgzGg
아래 2개 영상도 재밌다. 그리고 감동적이다. 눈물난다.
[1부] 한국인들의 무심한 듯 무뚝뚝한 모습의 세심한 묘사에 웃음 터트리다가 결국 한국인의 진솔함과 따뜻함에 울음 터트리고 마는 청중들 - https://www.youtube.com/watch?v=C-KQ_mTkezs
[2부] 아무리 힘들어도 꼭 지킨다는 한국인만의 존엄성을 언급하자 꾹 참았던 눈물 결국 터트린 청중들 - https://www.youtube.com/watch?v=7op3VAf-CDk
위트와 유머 있는 말솜씨로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자전적인 첫 소설에서 재미를 끌어내지 못해서, 파친코에서는 그런 부분들을 훨씬 더 신경 썼다고 한다.
우리가 왜 난민들에게 신경을 써야 하는지, 그들이 우리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라는 질문을 해야 하는 직업이 작가라고 생각하며, 작가로서 독자들이 모두 한국인이 되어볼 수 있도록 노력한다. MIT 가서 미국의 엘리트들 앞에 두고 이런 말 잼나게 하는 이분, 넘 멋진거 아냐?
문학을 통해 잠시나마 한국인이 되어 보는 것이 평화에 접근하는 길 이라고 말한다.
작가는 독자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 시키지 않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 재미만 있고, 교육적이지 않은 건 안된다. 반드시 재미 있으면서 교육적이어야 한다. 유쾌한 솔직함, 이분도 참 멋진 분.
멋진 배우 윤여정님
우리는 각각의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을 연기했고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내가 운이 더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수상소감을 듣기 위해 윤여정에게 계속 상을 줘야 한다는 농담이 나올만 하다. 비슷한 느낌의 사람들이 전세계에 많다고 하니 정말 놀랍다. "이게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 67살이 처음이야", 이때부터 존경 했는데 역시 예사롭지 않은 진정한 어른 이었어.
'나도 이 나이는 처음이라', 윤여정의 어록 모음 - https://1boon.kakao.com/maxim/0850
이런 인터뷰가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누가 15년만에 다시 보는 인터뷰 라며 트위터에 올렸더라. 그래서 냉큼 읽어 봤는데, 옛날 글이라는 생각이 안든다. 재밌다.
[딴지이너뷰] 배우, 윤여정을 만나다 - https://www.ddanzi.com/ddanziNews/598675
그래서 김어준은 다음으로 어떤 여배우와 인터뷰 했나? (딴지일보 다 뒤져 보는건 넘 귀찮습니다. 아시는 분 댓글 부탁드립니다. ㅎㅎ)
파친코 보려면, 애플 TV+ 점검해 봐야지
이민진 작가, 윤여정 배우 - 두 사람만으로도 이 시리즈는 믿고 보는 미드
미니리가 미국 제작사와 미국인들이 만든 한국인이 출연하는 대사가 모조리 한국어인 영화
파친코는 미국 제작사와 미국인들이 만든 한국인이 출연하는 대사가 모조리 한국어인 미드
미드인데, 한국인들이 나오고 자막 없이 볼 수 있다니
미드 보기 시작한지 20년 만에 이런 날이 왔다
20년이 지나니 예전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벌어지네.
BTS, 기생충, 코로나, 윤여정